2026-08-06 · 류가온 (수석연구원)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 어떻게 읽나요? 수단분담률 64.4%와 하루 교통카드 2,100만 건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이유와 해석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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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용 데이터, 왜 숫자마다 다른 이야기를 할까요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를 읽는 출발점은 지금 보고 있는 숫자가 무엇을 세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입니다. 서울시 기준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은 2023년 평일 64.4%인데, 국토교통부 교통카드 빅데이터가 잡아내는 통행은 하루 약 2,100만 건입니다. 하나는 전체 통행에서 대중교통이 차지하는 비율(%)이고, 다른 하나는 요금을 낸 통행을 실제로 센 절대 건수라서, 두 숫자는 애초에 다른 자로 잰 값입니다. 단위가 통행 수인지 인-킬로미터(인-km)인지, 자료가 설문인지 카드 실측인지, 도보와 자전거를 포함했는지만 갈라 보면 대부분의 혼동이 풀립니다.

목차

분담률 64.4%와 하루 2,100만 건, 무엇이 다른가

지난달 지역 교통 정책을 다루는 실무 자료를 검토하다가, 같은 회의 자료 안에서 "대중교통 분담률이 60%가 넘는다"는 문장과 "대중교통 이용이 정체돼 있다"는 문장이 나란히 놓인 걸 봤는데요. 언뜻 모순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뜯어보니 앞 문장은 서울시 교통수단분담률 조사에서 나온 비율이었고, 뒤 문장은 교통카드로 집계한 통행 건수의 증감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비율은 승용차가 늘어도 대중교통이 더 늘면 유지되거나 오르고, 절대 건수는 인구가 줄거나 재택근무가 늘면 그대로여도 빠질수 있습니다. 같은 '대중교통 이용'이라는 말을 쓰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지표였던 셈입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집니다.

구분대표 숫자무엇을 재나성격
수단분담률(서울, 2023)대중교통 64.4%전체 통행 중 대중교통 통행의 비율상대 지표(%)
교통카드 통행하루 약 2,100만 건요금을 낸 승·하차 태그로 센 통행 수절대 지표(건)
수송분담률인-km 기준 비율이동거리까지 반영한 여객수송실적상대 지표(%)

서울시 2023년 평일 조사에서 대중교통 64.4%는 지하철·철도 44.6%와 버스 19.9%로 나뉘고, 승용차는 27.8%, 택시는 2.8%였습니다(서울특별시 교통수단분담률). 이 표만 봐도 "지하철이 버스의 두 배"라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여기에는 함정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이 분담률은 통행 횟수를 기준으로 하고, 도보와 자전거는 아예 빼고 계산합니다. 즉 짧은 지하철 한 번과 먼 승용차 한 번을 똑같이 '1통행'으로 셉니다.

대중교통 데이터는 세 곳에서 나옵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는 설문 조사·카드 실측·수송실적이라는 서로 다른 세 계통에서 나오고, 계통이 다르면 숫자도 다릅니다.

첫째는 조사·설문 계통입니다.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KTDB)의 가구통행실태조사가 대표적인데, 5년 주기로 대규모 표본을 조사해 통행 목적·수단·시간대를 파악합니다. 앞에서 본 서울시 수단분담률도 이 대규모 조사에 연간 보완조사를 더해 산출합니다. 응답자가 직접 답하기 때문에 통행 목적 같은 맥락을 알수 있지만, 조사 시점과 기억에 기대는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는 카드 실측 계통입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운영하는 교통카드 빅데이터 시스템(STCIS)은 하루 2,100만 건이 넘는 교통카드 태그 자료를 모읍니다(국토교통부 대중교통 이용현황요약). 지역별·이용자유형별·정류장별·노선별 통행량을 단일 통행과 환승 통행으로 나눠 보여 주고, 시간대별 추이까지 잡힙니다. 사람이 답한 게 아니라 실제로 찍힌 기록이라 정밀하지만, 요금을 낸 통행만 남는다는 점이 핵심 제약입니다.

셋째는 실적·지표 계통입니다. e-나라지표의 대중교통수송분담률은 철도와 버스의 여객수송실적을 인-km 단위로 집계합니다(e-나라지표 대중교통수송분담률). 여기에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대중교통현황조사가 더해지는데, 이 조사는 교통카드·버스정보시스템(BIS)·매표 자료 같은 데이터에 실제 탑승객 조사를 결합해 전국 기초지자체 단위로 매년 이용·환승 실태를 냅니다.

계통대표 자료산출 기관강점한계
조사·설문가구통행실태조사·수단분담률KTDB·지자체통행 목적·맥락5년 주기, 회상 오차
카드 실측교통카드 빅데이터(STCIS)국토부·TS정밀, 시간대별무임·현금 통행 누락
실적·지표수송분담률(인-km)e-나라지표거리 반영통행 수와 불일치

수단분담률을 읽는 법: 통행 수와 인-km는 다른 자

수단분담률에서 가장 많이 어긋나는 지점이 단위입니다. 같은 '분담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통행 수 기준과 인-km 기준은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립니다.

통행 수 기준

서울시가 발표하는 교통수단분담률은 통행 횟수를 셉니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가 두 정거장을 타고 내리는 통행도 1회, 외곽에서 도심까지 승용차로 40분을 달리는 통행도 1회로 셉니다. 거리와 무관하게 한 번은 한 번입니다. 그래서 도심처럼 짧은 대중교통 통행이 잦은 곳은 대중교통 분담률이 높게 잡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km 기준

반면 수송분담률은 이용 인원에 이동거리를 곱한 인-km로 계산합니다. 승용차 통행은 대체로 길기 때문에, 같은 지역이라도 인-km로 바꾸면 승용차의 몫이 통행 수 기준보다 커지는 일이 흔합니다. 결국 "대중교통 분담률이 60%가 넘는다"는 말과 "도로는 여전히 승용차가 점유한다"는 말이 동시에 참일수 있는데요. 두 문장은 서로 다른 단위를 쓰고 있을 뿐입니다.

여기에 포함 범위 문제가 더해집니다. 서울시 분담률은 지하철 환승을 포함하되 도보와 자전거는 제외합니다. 그래서 도보·자전거를 하나의 수단으로 넣는 다른 조사와는 애초에 분모가 다릅니다. 분담률 숫자를 비교할 때 조사연도, 통행 수인지 인-km인지, 도보·자전거 포함 여부. 이 세 가지가 같은지부터 확인해야 같은 자로 잰 값을 비교하는 것이 됩니다.

교통카드 빅데이터가 보는 것과 놓치는 것

교통카드 빅데이터는 대중교통 데이터롤 가장 정밀하게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하루 2,100만 건이 넘는 태그가 시간대별·정류장별로 쌓이니, 몇 시에 어느 정류장이 붐비는지, 어느 구간에서 환승이 많은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조사원이 표본을 뽑아 추정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찍힌 기록을 전수에 가깝게 다루는 자료라는 점이 다릅니다.

핵심은 이 데이터가 환승 통행을 분리해 본다는 데 있습니다.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탄 한 사람의 이동을 두 번으로 셀지 한 번으로 셀지에 따라 통행량은 크게 달라집니다. 교통카드 빅데이터 시스템(STCIS)은 단일 통행과 환승 통행을 나눠 집계하기 때문에, "정류장 승·하차 합계"와 "실제 목적지까지의 통행"을 구분해 읽을수 있습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환승이 많은 노선의 이용량을 부풀려 해석하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 현금으로 낸 통행은 카드에 안 남습니다. 카드 사용률이 낮은 지역이나 시간대는 실제보다 적게 잡힐 수 있습니다.
  • 무임 대상(고령자 등)의 통행은 카드를 찍어도 요금 정보가 0이라, 이용량과 요금수입을 같은 표에서 섞어 읽으면 오해가 생깁니다.
  • 카드 데이터는 '왜' 이동했는지를 모릅니다. 통근인지 여가인지 병원 방문인지는 카드에 기록되지 않아, 목적을 알려면 설문 계통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카드 데이터로 '얼마나·언제·어디서'를 잡고, 설문 데이터로 '왜'를 채우는 식으로 두 계통을 겹쳐 읽습니다. 카드 빅데이터 하나만 붙들면 정밀하지만 반쪽짜리 그림이 되기 쉽습니다.

활용 사례: 같은 노선, 다르게 읽으면 결론이 바뀝니다

한 지자체가 심야 시간대 버스 노선을 늘려 달라는 민원을 받았다고 해보겠습니다. 기존 방식이라면 "그 노선 하루 이용객이 몇 명인가"를 정류장 승·하차 합계로 뽑아 판단합니다. 그런데 이 합계에는 환승으로 잠깐 스쳐 간 통행이 섞여 있어서, 실제로 그 구간을 목적지로 삼은 사람은 부풀려 보이기 쉽습니다.

같은 상황을 교통카드 빅데이터로 다시 읽으면 그림이 바뀝니다. 단일 통행과 환승 통행을 분리해 시간대별로 나눠 보면, 심야 이용 상당수가 인근 지하철 막차와 연결된 환승 통행이라는 사실이 드러날수 있습니다. 그러면 답은 '버스 증차'가 아니라 '막차 시각 조정'이 됩니다. 여기에 가구통행실태조사로 통행 목적을 겹쳐 보면, 심야 통행이 퇴근인지 여가인지까지 좁혀집니다.

숫자 하나를 더 뜯어봤을 뿐인데 정책 처방이 달라졌습니다. 데이터를 갈라 읽는다는 것은 결국 같은 수치에서 다른 질문을 꺼내는 일이고, 그 질문의 품질이 결정의 품질을 좌우합니다. 승·하차 합계 하나로 끝냈다면 예산을 엉뚱한 곳에 썼을 것입니다.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 4단계 확인 절차

처음 보는 대중교통 숫자를 만났을 때, 아래 네 단계만 순서대로 밟으면 대부분의 오독을 걸러낼 수 있습니다.

1단계. 지표의 정체를 확인합니다. 지금 보는 값이 비율(%)인지 절대 건수인지부터 가릅니다. 분담률이면 통행 수 기준인지 인-km 기준인지, 건수면 단일 통행인지 환승 포함인지를 표 제목과 각주에서 찾습니다. 이 한 줄이 없는 자료는 그대로 믿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2단계. 자료 계통과 시점을 봅니다. 설문(가구통행실태조사·수단분담률)인지, 카드 실측(STCIS)인지, 실적(수송분담률)인지 확인합니다. 설문은 5년 주기라 최신 흐름을 못 담을수 있고, 카드는 매일 갱신되지만 요금 낸 통행만 담깁니다. 조사연도가 다른 두 숫자를 나란히 비교하지 않습니다.

3단계. 포함 범위와 분모를 맞춥니다. 도보·자전거 포함 여부, 무임 통행 포함 여부, 지역 범위(서울인지 대도시권인지 전국인지)를 맞춥니다. 분모가 다르면 같은 64.4%라도 다른 뜻입니다.

4단계. 원자료까지 내려갑니다. 요약 기사나 보도자료에서 멈추지 말고 공공데이터포털의 대중교통 이용현황요약, 교통카드 빅데이터 시스템(STCIS), e-나라지표, 한국교통안전공단(TS) 대중교통현황조사 원자료를 직접 확인합니다. 여기까지 오면 숫자의 출처와 정의가 손에 잡혀서, 남에게 설명할 때도 근거를 댈 수 있습니다.

FAQ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 통계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나요? 네. 어려운 계산은 필요 없습니다. '비율인가 건수인가', '설문인가 카드인가', '도보·자전거를 넣었나'라는 세 가지 질문만 챙기면 대부분의 숫자는 제자리를 찾습니다. 위의 4단계 절차가 그 질문을 순서로 만든 것입니다.
수단분담률과 수송분담률은 얼마나 정확한가요? 둘 다 국가승인통계 계통의 자료라 신뢰도는 높지만, 재는 대상이 다릅니다. 수단분담률은 통행 횟수, 수송분담률은 인-km(이동거리 반영)를 봅니다. 정확도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라서, 두 값이 어긋나 보여도 오류가 아닙니다. 비교할 때는 반드시 같은 단위끼리 맞춰야 합니다.
이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혹은 보고서에 써도 되나요? 공공데이터포털·KOSIS·e-나라지표·교통카드 빅데이터 시스템의 자료는 대체로 출처 표기 조건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료마다 이용 조건이 다르므로 배포 페이지의 라이선스와 갱신일을 확인하고, 인용할 때 조사연도와 지역 범위를 함께 밝히는 것이 안전합니다.
직접 원자료를 찾으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지표 이름을 알고 있다면 공공데이터포털이나 KOSIS 검색으로 5~10분이면 표까지 도달합니다. 오래 걸리는 쪽은 검색이 아니라 정의 확인입니다. 표 각주에서 단위와 포함 범위를 읽는 데 시간을 더 쓰는 편이, 결국 잘못 인용해 되돌리는 시간보다 훨씬 짧습니다.
기존에 기사 숫자만 보던 방식과 무엇이 다른가요? 기사 속 숫자는 대개 하나의 지표만 떼어 옵니다. 반면 계통을 나눠 읽으면 카드로 '언제·어디서'를, 설문으로 '왜'를, 실적으로 '거리'를 채워 한 사안을 입체로 보게 됩니다. 같은 '대중교통 이용'을 다룬 상반된 문장이 왜 둘 다 맞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게 되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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